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송인준 이사장(전 우리단체 상임의장)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에 이 인디언 속담이 문득 생각났다. 울리히 벡의 말처럼 압축적 근대화를 토대로 성장한 우리 사회가 위험사회이기에 보호와 돌봄의 차원에서 온 마을이 필요하기도 하고, 마을의 구성원들의 지혜와 서로의 대한 관심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도 할 것이다. 공익적 시민활동을 지원하는 풀뿌리 사람들에서 송인준 상임이사장(우리단체 전 상임대표)을 만났다. 쑥스러운 웃음부터 나온다. 올해 초만 해도 우리단체 유지지도력으로서 단체사업을 이야기하고 함께 행사를 진행했는데, 회원으로 만나고 인터뷰를 하려고 하니 한동안 미소만 오고 갔다. “나에게 무슨 들을 말이 있다고” “이왕 만났으니 추 팀장 편하게 이야기하지” 송 이사장의 말에 잠시 마음이 놓인다. 송이사장은 올해 퇴임 이야기부터 꺼냈다. “많이 들 서운했을 거야, 나는 내가 퇴임하는 것이 조직적 차원에서 순환적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야 정체되지 않고 우리가 지금 당면한 어려움에 대해 새로운 문제의식과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물론 공공적 시민운동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고 열심히 하지 못했던 것도 있었고...” 풀뿌리 사람들의 송이사장은 노동운동 10년, 시민운동 10년 그리고 지역재단운동을 지향하는 일을 시작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서 송이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계급운동에서 시민운동, 비영리단체를 지원하는 운동으로 가는 것이 색이 흐려지는 것처럼 보이자만 내 생각은 깊은 원심력을 만드는 작업이라 생각해. 과거와의 구별이 아닌 미래를 위한 변화라고 말하고 싶어.” 송이사장은 IMF 당시 노동조합의 일자리 지키기 한계성을 경험했고 극복을 위해 시민운동에 관심을 갖었다고 말했다. 우리단체 시민사업위원장과 집행위원장 그리고 공동의장을 통해 부족하지만 참여의 기본목표처럼 소외된 약자를 대변하는 시민운동에 대해 나름대로 자부심도 갖었고, 열정도 담았다고 말했다. 또한 “풀뿌리사람들”이라는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일에 대해서 “얼굴 없는 손”이라는 표현을 쓰며 이야기 했다. “나는 봄에 있었던 촛불과정에서 조직되지는 않았지만 활동에 참여하거나 자기 목소리를 내는 시민을 볼 때 다양하고 다원화된 그들의 움직임을 어떻게 하면 폭넓게 활성화 시키고 개개인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을까 생각했어,” “그 낮은 목소리를 담는 그릇이 우리 풀뿌리 사람들이라 생각해, 우리는 얼굴 없는 손이라고 할까. 표시나지 않게 일하고 그 혜택이 여러 사람에게 가서 시민사회가 활성화되고 그래서 각각의 의식과 생활이 지역과 사회를 바꾸는 뿌리가 되도록 하는 것이지” 송이사장은 지난 9월 희망제작소와 아름다운 재단에서 주최한 미국지역재단 연수를 다녀왔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에서 지역재단을 창립하려는 사람들에게 이론과 실무를 겸한 현장연수다. “지역재단은 지역의 문제를 지역의 힘으로 해결하자는 취지인데, 중요한 것은 지역 주민 스스로 기부하여 그 돈으로 특정의 기금을 만들고 그 기금을 지역단체들에게 배분하여 지역의 요구에 발전과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재단은 성공한 이주민들이 자기 후세들을 위해 시작한 것과 개인의 기부로 지역의 빈곤, 성폭력, 가정폭력, 이민자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겨났다고 한다. 재단의 형식은 아니지만 시민들로부터 책을 기증받아 그 판매금으로 에이즈퇴치 기금을 마련하는 하우징 웍스 북카페, 노예해방운동을 했던 지도자(프레드릭)가 북극성을 보며 자유를 찾은 것에 유래 되었다는 노스스타펀드(North Star Fund), 해지펀드 메니저들이 주식시장 붕괴로 대공황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어려움을 돕고자 시작한 로빈 후드 재단, 일정규모 이상의 재단의 기금 관리 및 통계를 내서 재단을 사회전체가 자연스럽게 관리하고 통제하는 기능을 하는 기금센터 등 송이사장에게는 매력과 도전으로 다가 왔다고 한다. 최근 모일간지 조사에서 국민10명 중 7명이 “한국은 위함한 사회”라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대처해야 될 위험으로 “실업과 빈곤”을 꼽았으며 다음으로 고유가, 먹거리, 노후불안 순으로 나타났다. 신발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부를 통해 신발을 사 준 것이 재단의 설립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신발을 신고 발도 마음도 따뜻함을 느꼈던 사람들의 웃음 한 편으로 그 기부를 통해 타인에게 행복을 선물한 기부자 마음은 더 훈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취재․글 | 추명구 우리단체 미디어팀장 kknu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