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며, 어제 황토방을 명구, 현자, 혜정과 함께 내 차로 나오게 되었다. 나는 차에서 거의 항상 모 방송 라디오를 듣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명구가 내가 좋아하는 프로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다.
좁은 고시원 한구석에서 매일 오후 4시가 되면 나는 숨을 고르면서 라디오를 들었다. 한창 힘든 시절 그때도 나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어줍잖은 확신을 가지며 스스로 고군분투하고 있었는데, 나레이터 이금희의 목소리로 감동스러운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어느 한 사람이 저 세상으로 가 자신이 거친 인생을 신과 함께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이 걸어온 인생의 발자국에는 항상 자신의 발 자국 외에 다른 발자국이 뒤 따랐는데, 그 이유를 신에게 물으니 신의 발자국임을 확인시켜주었다. 그 말을 듣고 신에게 감사하는 것도 잠시 자신의 인생 중 가장 힘든 시기에는 자신의 발자국만이 있음을 알고 실망하여 신에게 물었다. 왜 자신이 가장 힘든 시기에는 자기와 함께 하지 않았는지를......
이에 신이 말하였다. 너의 가장 힘든 시기에는 내가 너를 업고 인생을 걸었다고,
심신이 평온하듯 하면서도 하루하루 또다른 도전들에 평상심을 자주 잃게 되는 요즘이다.
명구, 현자, 혜정과 함께 차를 타고 오면서, 위 이야기를 다시 한번 기억하면서, 그 신이 바로 우리 주위에 함께 하지는 않는지 생각해 보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네 덕에 내가 산다라고 자주 되뇌이면서도 네가 나를 힘들게 하면 너를 미워하는 아주 단순한 구조에 함몰되면서 그 고통에 괴로워한다.
다시 한번 힘을 내어 네 덕에 내가 산다는 신조를 가다듬게 된다.
* 참여자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0-03-17 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