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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과 형식, 모두 문제인 대전시의회
- 대전시의회 제267회 1차 정례회 폐회에 부쳐 -
대전광역시의회는 지난 9월 6일부터 29일까지 제267회 1차 정례회를 진행했다. 9대의회 개원 이후 첫 정례회로 조례안 심의와 2021년 회계연도 결산을 심의하는 회기였다.
의회의 대표적인 역할은 집행부를 감시, 견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전시의회 1차 정례회에서는 사업 개요, 과정만을 확인하고, 궁금증을 해결하는 등의 원론적인 질의가 주를 이뤘다. 각 조례안과 결산안에서 문제와 개선점을 찾는 질의를 해야 함에도, 전반적으로 준비가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절차와 원칙이 무시되고, 집행부 거수기 논란을 자처했으며 본연의 역할을 상실한 내용과 형식, 회의 운영 등에서 문제점이 많은 정례회였다.
첫째, 절차와 원칙이 무시된 회기였다. 지난 9월 15일 복지환경위원회에서 ‘대전광역시 출산장려 및 양육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회의장이 아닌 장소에서 협의와 표결을 진행하고 그대로 부결시켰다. 지방의회 회의와 표결은 지방자치법 제75조(회의의 공개 등)에 따라 공개 되야 한다. 공개되지 않은 협의와 표결은 지방자치법을 위반한 것이다. 의원들 스스로 의회의 투명성을 포기한 꼴이다.
둘째, 집행부의 거수기 논란을 자처했다. 유아교육비 지원 조례가 문제였다. 유아교육비 지원 조례의 지원 대상이 유치원, 어린이집으로 각 소관 기관이 교육청, 대전시로 다르다 보니 두 개의 조례안이 발의되었다. 교육위원회는 정부에서 유보통합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이 낮은 상황이라 더 조율이 필요하다는 교육청의 입장을 받아들여 부결시켰다. 하지만 복지환경위원회는 같은 문제 지적이 있음에도, 이장우 시장의 유아 교육 무상 제공을 강조한 발언 이후 별도의 의견 수렴이나 조율 없이 해당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상임위원회서의 안건 심의는 의회의 고유한 권한 임에도, 이런 식의 조례안 통과는 거수기 논란을 인정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셋째, 감시와 견제 기능을 상실했다. 시정질문에서 이장우 시장을 향해 박수를 유도 하거나, 근거없는 정책 칭찬 등 감시와 견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감시와 견제가 정책에 대한 반대나 비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책 추진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고 ,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할 대안을 만들어 가는 것도 집행부 견제와 감시로 작동할 수 있다. 명확한 근거도 없이 칭찬만 하는 것은 성공적인 정책추진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집행부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 또한 망각하는 것이다.
의회는 정치의 공간이어야 한다. 제안된 정책과 조례에 대한 점검과 이해관계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정례회에서 대전시의회는 정치의 공간이 되지 못했다. 정책에 대한 점검없이 근거없는 칭찬만 남았고, 조례안을 둘러싼 논란을 조율하지 못했으며, 공개되지 않은 표결로 투명성을 잃었다. 초선이 많고 첫 번째 정례회라는 이유로 이해하기엔 심각한 수준이었다.
올해 대전시와 교육청의 정책을 평가하고, 내년 예산을 심의하는 2차 정례회가 두 달도 남지 않았다. 1차 정례회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2022년 9월 29일
대 전 참 여 자 치 시 민 연 대
공동대표 김병구 이정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