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단체 성명논평

의정비 현실화는 영리행위 금지부터

대전 5개 구의회 의정비 심의가 이어지고 있다. 각 구 의정비 심의위원회에서는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인상안을 제안했다. 지방의회 의원의 의정비 인상액이 지방공무원 봉급 인상률을 상회해 공청회와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의견을 수렴 뒤 결정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의정비 인상을 해야 할 타당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첫째, 지방의원의 의정비는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를 함께 이야기 해야한다. 월정수당은 직무활동을 함으로써 지급되는 비용이고, 의정활동비는 의정자료를 수집•연구하는 등 의정활동에 사용되는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매달 정액 지급된다. 의정활동비는 광역의원은 월 150만원, 기초의원은 월 110만원 이하로 지급할 수 있다. 즉, 직무활동 수당과 함께 의정활동에 필요한 금액을 추가적으로 보조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의정활동비는 월정수당과 함께 지급되며 별도의 사용 내역을 확인하지도 않는다. 의정활동비가 급여처럼 지급되고 있는 것이다. 2022년 5개 구 지방의원의 수령액은(월정수당 +의정활동비) 대덕구의회 월 326만원, 동구 월 329만원, 서구의회 월 369만원, 유성구의회 월 331만원, 중구의회 월 316만원을 지급한다.지방의원들의 월정수당 금액만을 언급하며 현실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둘째, 지방의원은 영리행위가 가능하다. 지방자치법 제4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을 제외한 직을 맡을 수 있으며 영리 행위를 할 수 있다. 각 의회 별로 적지 않은 수의 의원이 겸직을 신고했으며, 의원직과 병행 하고 있다. 별도의 영리행위를 하면서, 지방의원의 급여를 올리는 것은 시민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정당성마저 부족하다. 지방의원의 급여 현실화가 목적이라면 영리행위를 금지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셋째, 의정비 심의의 기준이 모호하다. 지역 주민 수 및 소득수준,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 물가 상승률, 의정활동 실적 등을 고려해서 기준액을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의정활동 실적이 기준이라면 조례를 단순히 많이 제정하고, 개정한다고 해서 의정활동을 잘 수행했다라고 평가하기에는 어렵다. 그렇다면 기준에 있어 각 구의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설정 하는 것도 가능하다. 월정수당의 책정 기준을 시민이 이해하고 납득 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최근 대내외적 상황으로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고유가, 높은 물가 상승률 등으로 시민의 삶은 더욱 힘들어져 가고 있다. 현재와 같은 월정수당 인상액은 그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운 인상액이다.

그리고 지방의회는 의정비 심의에 있어 시민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사회적 합의를 했어야만 했다. 실제로 대덕구, 서구, 중구는 1차 의정비 심의위원회에서 위원들이 공무원 인상률에 맞춘 1.4% 내외로 합의했으나 의회의 요구로 재심의가 이뤄져 큰 폭의 인상액이 제안됐다. 이에 따라 4개 구(대덕구, 동구, 유성구, 중구)는 공청회가 예정되어 있으나 대부분의 주민들은 일정과 장소를 알고 있지 못하며 참석하기도 어렵다. 의정비 심의에 투명성과 결정과정에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의정비 현실화는 필요하다.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고, 더 다양한 의정활동을 하기 위해서 인상 하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 시작은 지방의회가 의정비 인상에 대한 필요와 당위성을 지역주민에게 먼저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영리행위 금지에 대한 제도적 제한을 만들어가는 것이 출발이다. 

2022년 10월 19일

대 전 참 여 자 치 시 민 연 대

공동대표 김병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