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단체 성명논평

지방의원 의정비 기준은 생활임금으로 하자

  대전지역 지방의원들의 갑작스러운 셀프 월급 인상논란으로 지역사회가 시끄럽다. 법에 따라 의정비 심의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하지만 1차 심의에서 결정한 내용을 구의회에서 재논의를 요청하고 이에 따라 급박하게 공청회를 진행하여 주민없는 주민공청회 같은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유성구와 동구는 25일 주민 홍보도 부족한 상태에서 일부 주민만 참석한 상태에서 공청회를 진행했고, 현장에서는 형식적인 토론만 진행되었다. 이어서 26일 오후 2시 중구청 대회의실과 27일 오후 2시 대덕구청 본관 2층 대회의실에서 중구의회와 대덕구의회 의정비와 관련한 주민공청회가 예정되어 있다. 

열심히 일하는 지방의원에게 정당한 의정비를 지급하는 것을 반대하는 주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지금 지역 주민의 반발은 지방의원이 주민들에게 신뢰받을만큼 활동하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이고, 인상의 규모가 납득하기 어려워서다. 의정비 현실화의 간단한 기준이 있다. 그것은 생활임금이다. 생활임금은 공공기관의 노동자의 생활안정과 삶의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매년 최저임금, 물가수준, 노동자의 생계비, 유사근로자의 임금, 그밖의 생활임금 결정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항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최저임금은 국가단위에서, 생활임금은 지방자치단체단위에서 다양한 고려사항을 논의하여 결정한다.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각 지자체에 맞춰 결정하면 논란이 없을 일이다. 지방의원들이 본인들의 월정수당을 올리고 싶다면 4년간 열심히 일해서 소속 지자체의 생활임금을 올린다면 의원들의 진정성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마침 내년도 생활임금도 10월에 결정되었다. 대전광역시는 10,800원이고 5개 자치구는 10,580원에서 10,900원 수준이다. 만약 생활임금이 가장 높게 결정된 유성구(10,900원)를 기준으로 월급을 환산하면 227만 8100원이다. 2023년 월정수당을 생활임금과 연동하면 동구 7만원(3.2%), 중구 20만4천원(9.8%), 유성구 5만원(2.3%), 대덕구 10만9천원(5%)의 인상폭이다. 서구는 이미 생활임금보다 12.4% 높은 금액을 월정수당으로 받고 있다.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의정비를 결정한다면 의정비를 현실화하면서 논란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자치구 역량에 따라 약간의 증감이 가능할 것이다. 

월정수당은 의원의 직무활동에 지급되는 금액이고 의정활동비는 전국 공통사항으로 "의정 자료 수집 및 연구 등 보조활동에 사용되는 비용을 매월 보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의정활동비도 월급여의 형태로 일괄지급되며 실제 의정활동에 사용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5개 구의회를 대상으로 지방의원에게 지급되는 비용 중 ‘의정활동비’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했다. 5개구 모두 동일하게 의정활동비 지급 보전 내역에 대해서는 자료 없음으로 ‘부존재’ 처리했다.

의정활동비를 의정활동에만 쓰고 월정수당을 현실화하던지, 겸직을 금지하고 의정비를 현실화던지 둘중에 하나는 해야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하여 겸직도 허용하고 의정활동비도 사용내역 검토 없이 월 급여로 주고 있는데 경제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지방의원들의 셀프 인상은 이기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9대 의회 월정수당은 생활임금으로 연동하고 추후 의정비 현실화의 제대로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2022년 10월 25일

대 전 참 여 자 치 시 민 연 대

공동대표 김병구